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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름값·몸값 무의미...롯데 반등 만든 김태형표 선수단 관리

그야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재건한다. '형님 리더십' 대명사,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말 대타로 나선 이주찬이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고, 3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2연승과 올 시즌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두산 3연전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수 기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일단 3차전 10회 말 대타로 이주찬을 투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주찬은 그동안 1.5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이끈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아직 타격 능력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끝내기 승리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줬다. 이 용병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롯데는 두산 3연전 전까지 2승 7패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봄에는 강한'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팀 리더 전준우를 제외하면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주전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5일 두산 1차전에서 노진혁 대신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6일 두산 2차전, 7일 3차전에선 유강남 대신 1999년생 젊은 포수 정보근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일종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올 시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힌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한 나승엽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현재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움직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논의해 강속구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LG에서 백업 3옵션으로 밀린 손호영 영입을 성사시켰다. 좌타자가 많은 내야진에 타격 잠재력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한 것.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영입한 뒤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지명타자 자리에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역시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정훈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뺀 '전'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게도 기회를 줬다. 두산 3차전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방침이 잘 드러난 경기다. 롯데는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팀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만루홈런을 치며 역전했지만,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손호영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대량 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내줬다. 두산 사령탑 시절 수비 기본기가 흔들린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했던 김 감독은 손호영을 바로 빼지 않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집중력 저하로 범한 실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호영은 이어진 8회 말 공격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2점을 추가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은 연장 10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를 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상황에서 대타 이주찬이 김태형 감독 믿음에 부응하는 적시타를 쳤다. 손호영을 교체하지 않은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7일 두산전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더불어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름값·몸값 높은 선수들에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이 될 것 같다. 이는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4-2로 역전한 뒤 맞이한 8회 초 무사 1루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타자 허경민과의 승부 중 전미르로 교체했다. 두산을 이끌던 시절에도 종종 투수의 컨디션이나 기세, 타자와의 기싸움을 보고 승부 중 교체했다. 이 승부 결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손호영이 실책 하며 역효과가 났다. 흔들린 전미르는 양의지와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용 입장에서는 실점 여부가 아닌, 감독의 교체 자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준용도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불펜 주축으로 올라선 투수. 아직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는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태형표 '직관 야구'가 개막 2주 차를 기점으로 고개를 들었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꾸짖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만 믿고, 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00
프로야구

"김광현이 5선발 나가고 싶다면 그래야죠" 이숭용 감독이 고참들에게 전권을 부여한 이유

“김광현이 하고 싶은 대로, 충분히 그럴 대우 받을 자격이 있죠.”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김광현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에 대한 질문에 “김광현의 의사에 달렸다”라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이 5선발에 들어가고 싶다면 다섯 번째 선발에, 투구 수와 등판 간격 등까지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뿐만 아니다. 추신수와 최정 등 고참 선수들도 같은 대우를 받는다. 고참들이 자율적으로 야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숭용 감독은 “자기가 (못하면) 창피한 것을 아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 관리할 거라고 생각해 여러 권한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숭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도 선수들에게 직접 뽑게 한 것부터 시작해서 등판이나 작전에 대해서도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의 무조건적인 하달이 아닌 선수들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진행한다. 선수들의 권한이 크다. 이숭용 감독은 “SSG에 와서 선수단을 분석해 보니 선수들이 너무 착하더라. 좋은 고참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라면서도 “하지만 다소 수동적인 이미지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권한을 줘서 팀 컬러를 바꾸고 싶었다”라며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준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참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추신수는 이 감독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이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 때 추신수와 걸으면서 이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추신수가 ‘(수동적으로 야구를 하는 것이) 정말 무서운 일인 것 같습니다’라며 바로 알아채더라”면서 “이후 고참들이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빨리 훈련장에 나와 훈련하더라. 그러다보니 후배들도 따라간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숭용 감독은 부임 전부터 강력한 카리스마형 리더가 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선수 시절에도 팀의 주장 역할을 오래 도맡으면서 선수단을 이끈 경험도 있었다. 이 때문인지 처음엔 선수들도 감독에게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이숭용 감독은 부드러운 미소로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고, 선수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수평적인 관계가 되길 바랐다. 이숭용 감독은 “감독은 경기할 때 결정하면 된다. 선수 기용과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다른 부분은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면 된다”라면서 “'원팀'과 프로 의식, 두 가지만 지킨다면 (선수단을) 터치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친형' 같은 감독이 되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3.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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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 경계한 클린스만 감독 “쉬운 경기는 없다”…이강인 언급하며 작심 발언까지 [일문일답]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가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쉬운 경기는 없다”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이어 국내 유망주 기용과 관련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언급하며 작심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소재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 다가오는 11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선수단 운영·유럽 출장·동기부여 방식 등에 대한 질의를 나눴다.클린스만 감독은 마이크를 잡은 뒤 “지난 2경기는 긍정적이었지만, 다음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방심’을 경계했다. 특히 그는 “지난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ACL 경기를 봤다. 결과는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컵 대회에서 3부리그 팀에 졌다”라며 축구에선 절대 쉬운 경기가 없음을 강조했다.클린스만호는 출범 후 첫 6경기에서 1승 3무 2패로 고전했지만, 지난 10월 평가전에선 2경기 10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큰 대회를 앞둔 대표팀의 ‘지속성’ 유지를 강조했는데, 실제로 이번 명단도 큰 변화가 없다. 부상에서 돌아온 송범근(쇼난 벨마레)이 추가되고, 김주성(FC서울)이 빠진 것이 전부다. 이날 취재진에서는 ‘양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에 더해, 국내 리그에서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지 않는지’라는 질의가 나왔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지적이다”라고 운을 뗀 뒤 “여러 연령별 대회를 지켜보며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이 부상이나 변수로 빠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냐는 질의에도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도 확인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히려 지난 2022 FIFA 아르헨티나 20세 이하 월드컵 당시 활약한 선수들을 예로 들며 취재진에 되묻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때 4강 신화를 이룬 선수들이 각자 많이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견으로는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8세의 이강인이 K리그에서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연이은 ‘출장’에 대해선 “축구는 의료·언론·IT 등 각종 분야와 같다.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지식을 쌓고, 공부하고, 트렌드를 캐치하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나는 FIFA·유럽축구연맹(UEFA)에서 기술 위원으로 여러 톱 감독과 함께하고 배우고 있다”라면서 “축구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팀의 트렌드가 반영된다. 나는 출장을 통해 여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소집돼 목동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 21일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차례로 격돌한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소집 첫날을 맞이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온라인으로 만나게 돼 반갑다. 우리 모두 연결됐다(웃음). 지난 2경기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다가오는 2연전을 두고, 지난 1954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 2차 대전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들어 준 제프 헤르베르거 감독님의 말이 떠오른다. 경기를 마친 뒤 헤르베르거 감독이 항상 얘기해 준 건 ‘경기 후’가 아니라, ‘다음 경기 전’이라는 말이다. 10월 2연전 팀으로 많이 성장했고, 그걸 보여드리고 싶지만, 다음 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위, 언론에선 쉬운 상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싱가포르와 중국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봤다. 결과는 알고 있지 않나.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주 컵 대회에서 3부 리그팀에 졌다. 축구에선 절대 쉬운 경기가 없다” - 부임 당시 취임 일성으로 공격 축구를 내세웠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모습은, 베트남전 빼고는 대승이 없었다. 경기력은 좋다고 평했지만, 우리가 정말 공격 축구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국가대표팀 감독은 항상 선수들의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관건이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건 영광이지만, 어떻게 활용하고, 더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소집 횟수가 많지 않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가장 좋은 예는 이강인이다. 그는 6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전혀 다른 선수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에서도 계속 뛰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항상 용기 있고 과감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지시를 한다. 선수들이 성장을 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손흥민, 황희찬은 물론이고, 정우영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이 성장하며 출전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선수 스스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스스로 느낄 것이다. 이런 부분이 결국 팀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부임 후 제일 좋았던 건 콜롬비아전(2-2 무승부)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기진 못했지만 말이다. 두고두고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기를 계속 보여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아시안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이 그동안 예선은 잘 통과하지만 토너먼트에서 고전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고, 부임 후 어떤 부분이 제일 좋아졌다고 생각하는지“국가대표팀은 월드컵을 기준으로 사이클을 돈다. 큰 대회를 마친 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감독들은 어떤 선수들이 가능성이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현재 김민재·손흥민·이강인·황희찬· 정우영 등 많은 선수가 유럽의 좋은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당연히 미디어, 팬들의 기대·눈높이는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시안컵에서 높은 순위를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는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정했다. ‘만약’이라는 말은 없다. 우리가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대회에 임하는 것이 더욱 동기부여도 생기고 도움이 될 것 같다. 토너먼트는 마인드 게임이다. 스스로 믿음이 있어야 하고, 팀 전체가 그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란·호주·일본·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팀을 만나지만, 모두 이길 수 있는 상대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 실패는 코치의 몫이다(웃음). 한편 다가오는 싱가포르, 중국과의 아시아 2차 예선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 그들은 매우 피지컬한 팀이다” - 싱가포르는 FIFA 랭킹에서도, 전력에서도 한국과 크게 차이 나는 팀이다. 매우 수비적인 상대를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 그리고 싱가포르 전력을 평가한다면 어떤지“지난 10월 베트남전(6-0 승리) 때 초반에 3~4번의 골 기회를 놓쳤을 때 크게 화가 났었다. 득점 기회를 놓치면, 이는 다시 오지 않는다. 분명히 득점해야 한다. 싱가포르전도 선제골이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적극적이고, 저돌적으로 나서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오면 수월해질 것이라고 본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전북의 ACL 경기를 봤다. 상대 팀에 8명 정도가 활약했다. 그들 모두 축구를 할 줄 알고,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번 경기는 우리 홈 경기다. 매진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만원 관중 앞에서 기대가 된다. 선수들도 이런 상대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 모두가 2026 월드컵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대비 48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의견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결코 말이다. 많은 국가에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모두가 잘 준비할 것이다. 남미를 예로 든다면, 최근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콜롬비아·베네수엘라 등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우리는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최근 유럽 챔피언 이탈리아는 2번이나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쉽지 않다. 진지한 자세로 준비해야 하고, 승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대표팀에서 보완이 필요한 포지션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백이 꼽힌다. 감독의 생각은 어떤지“좋은 지적이다. 지난 월드컵 이후 여러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지켜봤다. 23세 이하, 20세 이하 경기들을 보면서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부상이나, 변수가 생겼을 때 어떻게 소집할지 논의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이런 논의는 항상 행복하다.별개로 되물어 보겠다. 지난 20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4강을 이뤄낸 선수들이 어디서 뛰고 있는지, 많이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견으로는 어린 선수들이 K리그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기회를 받는 건 어려운 것 같다. 18세의 이강인이 K리그에서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국내에서 관심받지 못한 선수들도 지켜보고 있다. 예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낙마한 조진호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거쳐 세르비아 1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격려해 주고 빛날 기회를 줘야 한다.윙백 수비수들은 여전히 훌륭하다. 이기제·김진수·김태환·설영우 모두 마찬가지다. 수비형 미드필더 쪽에선 변화를 줬다고 생각하지만, 두 포지션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며 대책을 찾고 있다”- 부임 후 재택근무 논란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KFA)와 오해가 있던 건 아니었는지, 억울한 점은 없었는지“항상 명확했다. KFA와 논의 된 부분이다. 물론 초반에는 언론과 팬이 의아해했을 수도 있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표팀의 70%가 유럽에서 뛰고, 나는 국가대표 감독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면 그건 내가 아닐 것이다. 매번 물어보는 질문이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다. 여기서 일하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지난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가서 그곳에서의 분위기나 여러 부분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음 싱가포르 원정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가야 했을 것이다. 과거 미국 대표팀 시절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중남미로 향해 출장을 가 현지 분위기를 관찰한 바 있다.유럽에서는 여러 사령탑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내부적으로 선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감독이 지켜보고 있고, 내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인식을 느낄 수 있다. 늘 말하지만, 국제적인 시각·시야를 가져야 한다. 당연히 K리그를 존중하고 있다. 대표팀을 위해 이동 거리가 길고 시간을 많이 쓰지만, 이건 내 몫이다. 각자 의견을 모두 존중한다.나를 향한 부정적인 멘트는 신경 쓰고 있지 않다”“덧붙이자면, 축구는 의료·언론·IT 등 각종 분야와 같다.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지식을 쌓고, 공부하고, 바뀌는 흐름을 잡아서 따라가는게 중요하다. 감사하게도 나는 FIFA·UEFA에서 기술위원으로 여러 톱 감독과 함께하고 있다. 거기서 나도 배우고, 관계를 유지한다. 축구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팀의 트렌드가 반영된다. 감독들은 카를로 안첼로티·펩 과르디올라·위르겐 클롭 감독이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는지 벤치마킹한다. 나는 감사하게도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9월 A매치 직전 UCL 조 추첨, 아시안컵을 위한 카타르 출장 등을 통해서 말이다”- 주축 선수들 중 유럽파 비중이 높은 건 맞지만, 일부 포지션에선 근데 국내 자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치진과 감독이 어디까지 국내 리그를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나도 경기를 보고, 출장을 갔을 땐 차두리 코치가 많은 경기를 본다. 눈에 띄는 선수들의 프로필을 공유하며 코치진과 논의를 하기도 한다. 충분히 내부적으로 공감·파악하고 있다. 울산·포항·전북·FC서울 등 국내 구단에서 활약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을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 - 부임 후 주장한 유럽축구 거점 센터는 진행 단계인지, 프로젝트인지 궁금하다“내 사견이었지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인원이 필요할 거 같진 않다. 현지 선수들에게 행정적 지원이나, 서포트할 수 있는 인원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 시점에는 아시안컵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앞서 말했듯 우승하는 게 목표다. 대회가 끝난 뒤 협회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국제적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준비하고 방향성을 가져갈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개인적인 아이디어다” -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중요한 건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능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크게 호평을 남긴 바 있다. 최근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을 향해 제임스 매디슨이 일화를 소개해 주기도 했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을 동기부여하는지 궁금하다“나도 엔지 포스테코글루 좋아한다. 중요한 건 지금 같이하고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정신적으로 어떤지, 모두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젊은 사람과 일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20~25년 전과 매우 다르다.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모두 다른 생각을 지녔다. 중요한 건 이들에게 공동 주인 의식, 책임감이 필요하다. 내가 모두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저와 선수, 팀과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축구가 매력적인 건 결국 선수들의 스포츠다. 운동장 모든 일들은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다. 선수들의 대화 역시 그들의 몫이다. 지도자들이 하는 부분은 경기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책임감을 공동으로 가져야 한다. 매디슨이 언급한 건 아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만든 좋은 분위기·에너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나는 훈련이나 식사 외 선수들에게 얘기하는 게 가족·친구·연인과 만나고 오라고 한다.선수들은 성인이다. 나는 그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하지 않는다. 성인이기 때문에 모두 책임 가져야 한다. 아시안컵 역시 ‘선수들의 대회’라고 강조한다. 그런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경기력이 안 나오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선수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내부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과거 독일 대표팀은 90분 휘슬이 울리기 전가지 언제든 득점을 노렸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우리도 과거 독일 대표팀 같은 모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김우중 기자 2023.11.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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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초짜' 강인권 VS '베테랑' 이강철

'가을 초짜' 강인권(51) NC 다이노스 감독과 '우승 사령탑' 이강철(57) KT 위즈 감독이 한국시리즈(KS)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오는 30일 시작하는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선 NC와 KT가 맞대결한다. 정규시즌 4위 NC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를 거쳐 PO에 올랐다. 2위로 PO 직행 티켓을 따낸 KT는 지난 1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은 10승 6패로 KT가 앞선다.감독의 지략 대결이 흥미로울 전망이다. 부임 첫해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강인권 감독의 '용병술'이 기대 이상이다. 포수 출신인 그는 경기 흐름을 빠르게 읽는다. SSG 랜더스와의 준PO 1차전에선 8회 김성욱의 대타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2차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 최성영으로 상대 추격 흐름을 끊었다.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은 준PO에서 대타 기용과 불펜 총력전으로 시리즈 스윕을 만들어 냈다. 강인권 감독은 포스트시즌(PS) 첫 4경기 선발 라인업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1루수의 공·수 비중에 따라 오영수와 도태훈을 번갈아 가면서 투입한 걸 빼면 고정 라인업에 가까웠다. 흐름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선발 포수로 베테랑 박세혁이 아닌 프로 6년 차 김형준을 기용하는 것도 바로 이 이유다. 불펜에선 왼손 김영규와 오른손 류진욱이 PS 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자칫 혹사 논란에 휩싸일 수 있지만 그만큼 승기를 잡으면 모든 걸 쏟아붓는다. 강인권 감독은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이고 있는 거 같다. (PS을) 선수 때도, 코치 때도, 수석 코치로도 해봤는데 긴장도는 확연하게 다른 거 같다"며 "경기 운영하면서 시야가 조금 넓어지는 거 같다.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이강철 KT 감독은 경험이 풍부하다.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뒤 만년 약체였던 팀을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2020시즌 첫 PS 진출에 이어 이듬해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당하는 악재 속에 6월 초 꼴찌까지 처졌다. 토종 에이스 소형준이 팔꿈치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타선에선 배정대와 박병호, 황재균, 강백호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KT 승률이 한때 3할대까지 떨어져 위기론이 급부상했다. 하지만 빠르게 팀을 추슬러 반등을 만들어 냈다. 선제 득점을 올렸을 때 승률이 0.785로 리그 1위. 통산 152승을 기록한 투수 출신답게 짜임새 있는 마운드 운영이 돋보인다. 이강철 감독의 강점은 단기전인 PS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PO를 앞두고 큰 선물도 받았다. 지난 11일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에 재계약하며 2026년까지 팀을 이끌게 된 것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2주 이상 PO를 대비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에릭 페디·태너 털리)가 삐걱거리는 NC와 달리 웨스 벤자민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건재하다.이강철 감독은 "PS에서 NC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공수에 걸쳐 짜임새가 있는 팀이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정규시즌에 위기도 있었지만, 선수단 모두가 '원팀'으로 뭉쳐서 극복하고 PO에 직행했다. 정규시즌 동안 보여준 경기력과 끈끈함을 보여드리겠다. 2년 전처럼 팬들과 함께 다시 한번 최고의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한편 KT 강백호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치른 청백전에서 5번 타격을 하다 옆구리를 다쳤다. 강백호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고, 정밀 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 파열 진단이 나왔다. 이강철 감독은 "근육이 찢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하더라. 올해 PS에 출전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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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아담 선발·주민규 교체 적중…울산, 수원FC에 3-2 승리 [IS 수원]

최근 부진에도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탁월한 선수 기용과 적절한 교체 카드 사용으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가져가며 승점 3을 추가했다. 울산은 24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울산은 전반 이동경, 후반 아타루·주민규의 골에 힘입어 리드를 가져갔다. 특히 골은 없었지만, 이날 선발로 전방에 나선 마틴 아담의 존재감이 빛났다. 그는 주중 열린 빠툼 유나이티드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1개의 도움과 상대 퇴장까지 유도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리그 20승(5무6패 승점 65)째를 기록했다. 동시에 리그 수원FC전 연승 기록을 8경기까지 늘리며 ‘천적 관계’를 유지했다.한편 수원FC는 전반전 퇴장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전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대거 투입하며 동점까진 만들었으나, 끝내 주민규에게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수원FC는 리그 18패(8승5무 승점 29)째. 리그 울산전 연패를 8경기까지 늘렸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실정 방지에 대해 준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원FC는 올 시즌 최다 실점팀(30경기 59실점)이고, 울산과 앞선 2경기서 모두 3실점 한 바 있다. 수원FC는 먼저 4-3-3 전형으로 나섰다. 박철우·로페즈·강민성이 전방에 배치됐고, 이승우·이영재·윤빛가람이 중원을 맡았다. 백4는 정동호·우고 고메스·최보경·신세계다. 골문은 노동건이 책임졌다.홍명보 울산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선발을 꾸렸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직전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마틴 아담이 최전방을 맡았다. 2선에는 황재환·이동경·루빅손이, 3선은 김민혁·김성준으로 구성됐다. 백4는 이명재·김기희·정승현·김태환이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는 780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의 열띤 응원 속 전반 첫 10분에는 치열한 탐색전이 이어졌다. 어느 한 팀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루빅손이 활발히 침투하며 박스 안 진입을 노렸으나, 마지막 패스가 이어지진 않았다. 수원FC는 이승우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개입하며 우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효슈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신세계의 크로스도 다소 길었다.전반 22분이 되도록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황재환을 빼고 아타루를 투입하며 이날 경기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답답한 흐름을 깬 건 이동경이었다. 전반 23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정동호가 걷어냈는데, 이 공이 마틴 아담에게 향했다. 마틴 아담은 헤더로 공을 연결했고, 이동경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동경의 시즌 2호 골. 답답한 흐름을 깨는 호쾌한 오른발 슈팅이었다. 마틴 아담은 리그 8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후에는 수원FC의 반격이 시작됐다. 오히려 울산보다 높은 점유율로 공격이 집중했다. 이 와중 수원FC의 수비가 또 무너졌다. 전반 35분 마틴 아담을 막는 과정에서 우고 고메스의 파울이 나왔다. 우고 고메스가 최종 수비수였고, 경합 과정에서 마틴 아담에게 파울을 범했다. 해당 장면을 바로 앞에서 본 김종혁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판정에 항의한 김도균 감독은 옐로카드까지 받았다.이후에는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의 안정적인 리드가 이어졌다. 공격 숫자가 적은 수원FC가 울산의 골문을 위협하기란 어려웠다. 전반 추가시간은 5분, 루빅손이 박스 안에서 두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김도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철우를 빼고 잭슨을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강화했다. 수원FC는 라인을 올리며 다시 울산을 위협했으나, 오히려 무너졌다. 후반 9분 이명재의 왼발 크로스를 아타루가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2-0 리드를 잡았다. 아타루의 시즌 2호 골. 직후에는 이동경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다시 한번 수원FC 골문을 노렸다.후반 15분에도 마틴 아담이 잭슨 앞에서 멋진 드리블 후 슈팅으로 다시 한번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노동건의 다이빙 선방이 빛났다. 수원FC는 이승우와 로페즈를 앞세워 역습을 노렸지만, 번번이 마지막 패스가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도균 감독은 후반 20분 수비수 최보경을 빼고 공격수 바우테르손을 투입하며 득점 의지를 드러냈다.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후반 22분 이승우의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오인표가 헤더로 이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가 막아냈으나, 이미 공은 라인을 넘어갔다는 판정이 나왔다. 오인표의 시즌 2호 골.일격을 맞은 홍명보 감독은 선제골을 합작한 이동경과 마틴 아담을 빼고, 주민규와 바코가 투입했다. 이에 김도균 감독도 공격수 장재웅과 김현을 투입하며 ‘맞불’을 뒀다. 먼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건 수원FC였다. 후반 31분 이승우의 침투 패스가 바우테르손을 거쳐 김현까지 연결됐다. 김현의 과감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하지만 아쉬움을 삼키는 데는 1분이면 충분했다. 바우테르손이 단독 드리블 돌파를 앞세운 뒤, 박스 밖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가 다이빙하며 손을 뻗었으나, 공은 골망을 갈랐다. 바우테르손의 시즌 1호 골, 김도균 감독의 맞불 작전이 완전히 적중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강했다. 이번에는 후반 35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다시 3-2로 앞섰다. 주민규의 리그 15호 골.수원FC는 이승우가 뒷공간 침투에 이은 1대1 찬스를 맞이했으나, 트래핑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아 고개를 숙였다. 후반 45분 이승우의 패스에 이은 김현의 터닝 슈닝도 골문 위로 벗어났다.추가시간은 6분, 반전은 없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이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3을 가져갔다. 수원=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09.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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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ACL’ 조성환 인천 감독 “팬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경기를 앞뒀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팬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오는 19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시즌 ACL 조별 리그 G조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인천은 지난 시즌(2022) K리그1 4위를 차지, 창단 후 처음으로 2023~24시즌 ACL 플레이오프(PO·단판전) 진출권을 따냈다. 본선으로 향하는 관문 앞에 선 건 하이퐁FC(베트남)이었다. 인천은 지난달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이퐁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3-1 역전승을 거두며 ACL 본선 무대를 밟았다. 구단 창단 20주년을 맞이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8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천 조성환 감독과 미드필더 이명주의 발언을 전했다.먼저 조성환 감독은 경기를 앞둔 소감에 대해 “구단 창단 20주년에 가진 뜻깊은 ACL무대다. 팬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명주는 “인천이 오랜 기간 아시아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을 기다렸다. 드디어 달성하게 됐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조성환 감독은 구단 역사상 첫 ACL 앞둔 선수단을 향해 ‘도전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조 감독은 “ACL을 경험한 선수도 있고, 아닌 선수도 있다. 국제 경기인 만큼 도전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기술적이고 체력적인 것 외에도 멘털적인 부분을 강조했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포항 스틸러스·알 아인·알 와흐다(이상 아랍에미리트) 소속으로 ACL 무대를 밟은 경험이 있는 이명주는 “팀에 경험이 많은 선수도 있고,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도 있다. 다 같이 훈련을 잘 준비해 침착하고 즐겁게 경기를 잘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끝으로 조성환 감독과 이명주는 원정 응원에 함께할 팬들을 향해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조성환 감독은 “리그뿐만 아니라 ACL 원정 응원도 오신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생긴다. 팬들이 인천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명주 역시 “(기자분들도) 19일 인천 응원의 저력을 직접 눈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불과 이틀 전에 경기해서 피곤하지만, 지금 인천 선수들은 당장 경기해도 될 만큼 많이 준비됐다. 원정 응원 오신 팬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연맹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588명의 인천 팬이 원정 응원에 합류한다. ▲다음은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이명주 사전 기자회견 일문일답.-경기를 앞둔 소감은.조성환 감독 - 구단 창단 20주년에 뜻깊은 ACL 무대다. 팬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명주- 감독님 말씀대로 인천이 오랜 기간 아시아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을 기다렸다. 드디어 달성하게 되어 기쁘다. 경기장도 기대된다. 좋은 모습 기대한다. -인천 역사상 첫 ACL이다. 선수들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지조성환 감독 - ACL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고 없는 선수도 있다. 국제 경기라서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주문했다. 기술적이고 체력적인 것 외에도 선수들에게 멘탈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주문했다. -(이명주에게) ACL 경험이 있다. 팀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이명주 - 팀 내에 충분히 많은 경험 있는 선수도 있고,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같이 훈련 잘 준비해서 침착하고 즐겁게 내일 경기 잘하자고 이야기했다. -요코하마 경기력을 어떻게 보았는지? 남태희에 대한 평가는?조성환 감독 - 작년 J1리그 우승팀이다. 후방 빌드업이 장점으로 알고 있다. 기본기와 기술도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점을 보고 남태희 선수를 영입한 것 같다.이명주 - 감독님이 팀에 대해 말해 주셔서 남태희 선수 이야기를 하자면, 유소년 때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로 유럽과 아시아 무대를 경험한 좋은 선수다. 내일 경기 주요 선수라 생각한다. 그를 대비하여 잘 막아야 할 것 같다.- 리그 경기 후 휴식이 단 2일이었다. 선수 기용 관련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성환 감독 - 요코하마가 인천보다 하루 전에 리그 경기를 했다. 원정이라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지만,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잘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잘 버텨내리라 믿는다. 선수 기용과 관련해서는 가장 컨디션 좋고 경험 많은 선수를 내보내려고 준비하고 있다.-많은 인천 팬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과 이명주 선수가 응원 독려 메시지를 전달해달라. (인천 원정 팬 9/17 일요일 기준 588명)조성환 - 늘 감사하고 있다. 리그뿐만 아니라 ACL에도 원정 응원 오신다 생각하니 책임감이 생긴다. 팬 여러분이 인천으로 돌아가시는 발걸음 가벼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이명주 - (기자분들도) 내일이면 인천 응원의 저력을 직접 눈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불과 이틀 전에 경기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지금 인천 선수들은 오늘 경기해도 될 만큼 많이 준비된 상태다. 원정 응원 오신 팬 여러분 앞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무고사가 일본에서 뛰었다. 어떤 이야기를 통해 동기부여를 했는가?조성환 감독 - 특별히 주문한 건 없다. 무고사가 대표팀에 다녀왔기 때문에 피로에 따른 컨디션 조절하는 상황을 만들어줬을 뿐이다. 그래도 약 1년 동안 J리그를 경험했기 때문에 무고사가 출전한다면 본인의 장점인 결정력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남태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이명주 - 남태희와는 대표팀 등 친분은 있지만, 따로 이야기하진 않았다. 내일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김우중 기자 2023.09.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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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 김원형 감독 "모리만도 다음은 선발...패전 경험해 아쉽다"

"숀 모리만도(30)가 패전 투수가 안 돼야 했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1일 열렸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아쉬운 선택으로 모리만도의 기용과 그 결과를 뽑았다. SSG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S 1차전에서 6-7로 패했다. 선발 김광현이 5와 3분의 2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후반까지 적시타와 홈런으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9회 초 노경은이 전병우에게 투런포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모리만도가 등판해 9회를 막았다. 김강민의 대타 동점포가 터져 경기는 연장으로 갔고, 모리만도가 10회 적시타를 맞으면서 최종 승리를 키움에 내줬다. 패하긴 했어도 SSG 입장에서 긍정적인 경기 내용도 많았다. 3주간 휴식을 취한 타선의 타격감이 준수했고, 전반적인 불펜 투수들의 투구 내용도 나쁘진 않았다. 2일 KS 2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이 "아쉬운 선택이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한 이유다. 김 감독은 "결과가 이렇게 되고 나니 모리만도가 패전 투수가 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투구 내용이 아쉬웠다는 뜻이 아니다. 김원형 감독은 혹여 1차전 패전이 모리만도의 다음 등판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했다. 김 감독은 "모리만도는 다음은 선발로 등판한다"며 "투수는 승리를 따고 다음 경기에 나선다거나,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마치는 게 다음 등판으로 연결된다. 모리만도가 패전을 기록한 후 다음 경기에 나서는 것에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2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윌머 폰트가 나선다. 올 시즌 키움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를 기록한 키움의 천적이다. 김원형 감독은 "폰트에게는 항상 7이닝 이상을 기대한다. 시즌 중에도 7이닝을 많이 던져줬다"며 "그래도 단기전이라 상대 선수들이 집중력이 강해 쉽게 아웃당하지 않으려 한다. 폰트가 6이닝만 안정적으로 던져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한편 선발 라인업으로는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후안 라가레스(좌익수)-박성한(유격수)-최주환(1루수)-김성현(2루수)-이재원(포수)을 예고했다. 8번까지는 1차전과 같지만, 김민식 대신 이재원이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쓴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 폰트와 그동안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왔다. 선발 투수가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 그 부분을 봤다"고 설명했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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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 '공무원 축구'?...철밥통 엔트리는 카타르서 독이 될까 약이 될까 [IS포커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완전체’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을 모두 마쳤다. 한국은 23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2-2로 비겼고, 27일 카메룬을 1-0으로 이겼다. 이번 2연전은 11월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포함한 대표팀을 소집해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11월 국내에서 또 한 번의 평가전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그 시기에는 해외파 선수들을 부를 수 없다. 1승 1무의 평가전 결과는 훌륭하다. 하지만 팬들의 여론은 다르다. 오히려 이번 평가전을 통해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 보통 월드컵 직전에 치르는 평가전에서는 희망을 먼저 이야기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불만과 비관론이 대세다. 특히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강인(마요르카)를 불러 놓고도 평가전에서 1분도 기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카메룬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기 후반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는 관중의 콜이 나왔다. ━ 과정 중요한 평가전, 한국은 ‘고인 물’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직후 대표팀에 부임했다. 4년간 그가 지휘한 대표팀 경기의 엔트리는 큰 변화가 없고, 기용하는 선수가 거의 비슷하다. 공격 최전방의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조규성(전북 현대), 2선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 상무) 나상호(FC서울)는 거의 고정 멤버라 할 수 있다. 미드필드에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붙박이 주전이라면, 여기에 추가로 최근에 신임하기 시작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백승호(전북) 손준호(산둥) 정도가 주요 멤버다. 수비에서는 중앙 수비에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 현대), 풀백으로 김진수(전북)가 터줏대감이다. 오른쪽 풀백으로 오랜 시간 뛰었던 이용(수원FC)이 밀려난 대신 김문환(전북)이 자리를 잡았다. 최종 엔트리 중 3명은 어차피 골키퍼의 자리다.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23명를 추리는 과정에서 어떤 경쟁과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최근 대표팀 경기를 몇 번만 봐도 누구나 베스트11 멤버를 댈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거의 없다. 선발 라인업도, 투입되는 교체 멤버도 모두 ‘고인 물’ 엔트리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부터 FIFA는 팀별 최종 엔트리를 종전 23명에서 26명으로 늘렸다. 선수를 더 폭넓게 기용하고 테스트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도 벤투 감독은 무슨 이유인지 자신이 믿는 선수만 고집스러울 정도로 꾸준하게 기용한다. ‘팬심’이 성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결과보다 과정이 납득되어야 하는 평가전이었다. 최종예선을 마치고 석 달 전 치른 6월 A매치 3연전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월드컵 본선에서 26명을 뽑아도 필드 플레이어 8~9명 정도는 거의 기용되지 않는 벤치 자원이 될 판이다. ━ 엔트리는 ‘철밥통’ 경기는 ‘복지부동’ 벤투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 때 썼던 선수들을 평가전에서도 줄기차게 계속 기용했다. 부상으로 빠졌던 주전 선수의 자리에 부득이하게 새 얼굴을 기용한 정도가 변화의 전부였다. 2002 한·일 월드컵이 아직도 신화처럼 추앙받는 이유가 있다. 엄청난 결과(4강)를 얻어낸 이유도 있지만,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전 한국 축구에선 볼 수 없던 피 튀기는 경쟁 시스템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상으로 쥐어짜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파 공격수였던 안정환은 요즘 TV 방송에 출연해 2002년 월드컵 준비 과정을 회상할 때마다 “생각만 해도 짜증난다”고 한다. 그만큼 선수들은 자신이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 불안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이게 동력이 되어 이를 악물고 수비에도 달려들었다. 반면 벤투호는 안정적이다. 그 변함없는 선발 기준도 충분한 설명은 없다. 이번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기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벤투 감독은 “소속팀에서 먼저 기회를 많이 받아야 한다”고 답했는데, 이강인은 올 시즌 마요르카의 핵심 자원이다. 양현준(강원FC) 김태환(울산 현대)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등 이번 카메룬전에 아예 뛰지 못한 선수들도 모두 소속팀 주전이다. 오히려 꾸준히 대표팀에 기용되는 권창훈과 나상호가 최근 소속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 ‘철밥통 엔트리’는 다른 부작용도 있다. 주요 선수의 혹사 논란이다. 기량 검증이 끝난 손흥민은 평가전마다 무조건 풀타임을 뛴다. 황의조는 올 시즌 직전 이적 과정에서 폼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고, 코스타리카전에서 컨디션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카메룬전에 교체로 또 투입됐다. 결국 그는 투입 10분 만에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심각하지 않은 근육 부상’으로 판명되긴 했지만, 팬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카메룬의 리고베르 송 감독은 한국전에 막심 추포모팅(바이에른 뮌헨), 잠보 앙귀사(나폴리) 등 핵심 전력을 아예 소집하지 않았다. “소속팀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휴식을 줬다”는 게 이유였다. 송 감독은 한국에 패배했는데도 “다양한 새 얼굴들을 테스트했고, 만족스러웠다”고 평가전 소감을 말했다. 이번 평가전 기간에 유럽으로 날아가서 실전 테스트를 치른 일본은 “더블 스쿼드를 시험하겠다”며 평가전 상대에 따라 기용 멤버를 크게 바꿔서 경기했다. 이와 반대로 벤투 감독은 변화와 거리가 멀다. 평가전에서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어떤 전술을 테스트 했는지도 납득하기 어렵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팀을 상대로 준비할 법한 ‘선 수비 후 역습’ 시스템을 제대로 돌려본 것도 아니다. 벤투 감독은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미드필드와 공격진에 누구를 투입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와 대형만 바뀌는 유연성 없는 축구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유럽파가 빠진 올여름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3으로 참패한 건, 경직된 전술과 소수의 고정 멤버만 믿었던 부작용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선수 구성에 변화가 없는 건 전술 변화도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설득력 있다. 선수 기용과 전술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대한축구협회도 절실하긴 마찬가지인데, 과연 벤투에게 쓴소리를 하고 견제하면서 발전적인 의견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작동되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역할을 했던 김판곤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올해 1월 물러났다. 그리고 이후 견제 시스템이 멈췄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물론, 4년간 거의 같은 멤버로 이어져 온 ‘철밥통 대표팀’이 어쩌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만큼 안정감이 있어서다. 그러나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에선 최소한 '그렇게 같은 멤버를 고집하더니 이걸 보여주려 했구나'라는 답이 보였어야 했다. 과연 4년간 비슷한 멤버가 호흡을 맞추면서 만든 게 무엇인지, 아시아 레벨을 넘어선 팀을 상대로도 안정감이 있을지, 본선에서 쓸 무기로 무엇을 새로 준비했는지 대답을 찾기가 어렵다. 이은경 기자 2022.09.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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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변화는 어디로? 벤투, 이강인·더블 볼란치 시도할 마지막 기회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코스타리카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는 황희찬(울버햄튼)과 손흥민(토트넘)의 득점으로 힘겹게 2-2 무승부를 거뒀다. 카메룬은 국내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서 0-2로 졌다. 9월 두 차례 평가전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해외파 선수가 모두 소집된 가운데 치르는 최종 모의고사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선수 기용과 전술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벤투 감독도 2연전을 앞두고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려고 시도하겠다”고 말하며 변화를 암시했다. 다소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벤투호의 전술 변화에 관심이 컸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그동안 선보였던 스쿼드와 전술을 큰 폭으로 바꾸지 않았다. 손흥민과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투톱을 실험했고, 풀백 오른쪽 수비 자리에 김태환(울산 현대)과 김문환(전북 현대)이 아닌 윤종규(FC서울)를 선발로 기용한 게 눈에 띄는 요소였다. 기대를 받았던 이강인(마요르카)은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20분 벤투호의 첫 교체 선수는 손준호(산둥 타이산)와 홍철(대구FC)이었다. 이어 나상호(서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차례로 투입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선발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인 것이었기 때문에 큰 틀의 전술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팬들이 의아해한 건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이강인을 끝내 기용하지 않은 점이다. 후반 28분 권창훈(김천 상무)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이강인 대신 나상호가 선택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조유민·김태환도 출전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순 없다”며 이강인이 출전하지 않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벤투호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고립되면 이강인이 중간에서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할 수 있다. 손흥민·황의조·황희찬과 함께 중원에 있던 황인범(올림피아코스)까지 공격에 가담할 경우 상대 역습 시 이강인이 중원에서 수비진의 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다. 카메룬전에서 이강인 활용법을 찾아내도록 실험할 필요가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두는 ‘더블 볼란치’ 전술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측 풀백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하는 대표팀 전술 특성상 상대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수비할 수 있는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과 중앙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밖에 없다. 수비수가 부족하면 커버해야 할 공간이 넓어지고, 상대 공격에 취약해진다. 월드컵에서는 코스타리카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난다. 정우영이 홀로 3선에서 고군분투할 게 아니라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가세해 중원의 숫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도 수비가 취약했다는 걸 파악한 듯 “카메룬전에서 어떤 포메이션을 만들지 지켜봐야 한다. 월드컵에서 더블 볼란치를 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25일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더블 볼란치 기용은 주위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남은 기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인 피지컬, 수비를 보완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조직적인 부분, 선수 개인의 신체 상태를 모두 보완해야 한다. 같은 조에 있는 선수들은 실력이 월등하고 훌륭하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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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변화 암시한 벤투... 2선 경쟁 불씨 지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2선 공격수 경쟁이 시작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34위),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38위)과 9월 A매치 평가전을 차례로 가진다. 카타르 월드컵에 앞서 전력상 한 계단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다는 게 아쉬움으로 꼽힌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 위안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조직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대표팀 전술과 전력을 점검하는 사실상 마지막 평가전이다. 대표팀 공·수 주축인 손흥민(토트넘) 김민재(SSC 나폴리) 등 주요 리그에서 뛰는 해외파가 대거 소집됐다. 대표팀은 10월 말 또는 11월 초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국내에서 한 번 더 치를 예정이지만, 해외파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벤투는 ‘변화’를 암시했다. 그는 19일 9월 A매치를 위한 대표팀 소집이 이뤄졌던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9월 A매치 두 경기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도록 시도할 것이다. 팬들이 만족하고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겠다는 건 뜻밖의 발언이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줄곧 보수적인 선수 기용과 전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자세한 내용을 요구하자 “경기에서 보여드리겠다. 최선의 플레이를 보이고,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에둘러 답변을 피했다. 변화를 암시한 벤투 감독의 9월 소집 기간에는 이강인(마요르카) 양현준(강원FC) 등이 합류한 2선 공격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팀의 2선 및 중원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알 사드) 체제로 구성됐다. 최근 경기력이 절정에 오른 이강인과 양현준은 기존 선수들과 다소 다른 경기 스타일로 벤투호에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이강인은 왼발을 활용한 날카로운 세트피스,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저돌적인 드리블을 가진 양현준은 공간 침투에 능숙하다. 부상으로 대표팀 소집이 불발됐지만, 엄원상(울산 현대)도 양현준과 유사한 스타일이다. 결국 이들을 경기 흐름을 바꿀 시점이나 승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커 카드’로 실험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과 스타일에서 다소 차이가 나지만,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투 감독은 9월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강인에 대해 "소속팀에서 활용법을 꾸준히 관찰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 활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20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는 처진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왼쪽 측면 공격수로 골고루 훈련했다. 손흥민, 손준호(산둥 타이산) 등과 호흡을 맞추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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